책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정희원)에서 평소 구매를 망설이던 '인덕션'이야기가 있어 남겨둔다.

사람의 뇌는 기인(起因)을 평가하는 데 적절하지 않다. 현재 발생한 어떤 현상의 잠재적 기여 요인을 테이터에 기반해서 판단하는 일을 이려위한다. 대신에 의사결정과 판단에 분노, 욕심, 두려움 등 감정이 크게 개입하는 정향이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연도에 생산된 한 알약에 미량의 발암물질이 섞여 있다는 사실에는 크게 놀란다.
그리고 그 흥분은 그 약을 몇 년 동안 복용한 것과 불에 구운 고기 1인분을 복용하는 것 간에 큰 차이가 없다는 설명을 들어도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다.
가스레인지로 음식을 조리하면 페암에 걸린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 인덕션레인지 보급이 급속히 늘고 있다.
정작 페암의 잠재적 원인은 음식을 조리할 때 발생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여러가지 미세먼지와 유기화합물 기체다.
이 기체는 음식을 어떤 방식으로 가열하든 일정 온도에 도달하면 동일한 양이 생성된다.
결국 이를 줄이려면 후드를 사용하고 재료를 굽지 않는 대신 찌거나 끓여 먹는 등 다른 조리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가스레인지와 인덕션레인지의 차이는 이산화탄소와 극히 적은 일산화탄소 등 연소의 결과물이 발생하는지 여부다.
이들은 발암물질이 아닐뿐더러 이마저도 후드를 사용하면 대기로 배출된다.
게다가 인덕선레인지는 가격이비싸고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탄소발자국도 가스레인지보다 50퍼센트 이상 많이 발생한다. 한마디로 가스레인지로 음식을 조리해서 페암이 발생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인덕선레인지를 사용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데다가, 경제적으로도, 환경적으로도 손해인 방법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머릿속에 이런 사실관게는 대부분 들어오지 않고 그저 가스레인지는 '가족을 배려하지 않는 사람들이나 쓰는 것'이라는 감정적 판단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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