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클의 연구 결괴는 한동안 뇌과학계를 떠돌던 다음과 같은 신비로운 사실을 확인해주었다. 뇌는 체중의 2퍼센트에 불과하지만 신체에서 사용되는 산소의 20퍼센트를 소비하며, 이 비율은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에 상관없이 (심지어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을 때도) 거의 일정하게 유지된다. 뇌는 우리가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도,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처럼 바쁘게 일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특히 우리가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는 동안에는 어느 부위의 뉴런들이 재잘대고 있는 것일까? 라이클은 여러 영
역에서 이런 뉴런들을 발견했다. 내측 전전두피질 midline of the Prefrontal Cortex : mPFC과 후측 대상피질 Post Cingulate Cortex; PCC로 이루어진 영역들로, 변연계와 연결된 부위였다. 라이클은 이 회로를 뇌의 '디폴트 모드 네트위크 Default Mode Network; DMN라고 이름 붙였다.
이로써 '아무것도' 하지 않는 동안에도 뇌가 어떻게 활동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해결되었다.
과학자들은 사람들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있는 동안 마음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는지 물어보았다. 놀랄
것도 없이 사람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아니었다. 그들의 마음은 방황하고 있었다. 마음이 이리저리 헤매고 있을 때는 자기자신에 대한 고민들로 가득했다. '내가 지금 잘하고 있나?' , '이 사람들이 나에 대해 무엇을 일아내고 있을까?' , '조가 보낸 메시지에 답장해야 하는데' 등등. 이 모든 활동이 '나'에 초점이 맞취져 있었다.
요약하자면, 우리 마음은 주로 내 생각, 내 감정, 내 관계, 페이스북에 올린 내 새 글에 '종아요'를 누른 사람 등 자신에 관한 무언가, 즉 내 삶의 모든 소소한 것을 찾아 떠돌아다닌다. 디폴트 모드는 모든 사건을 우리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에 따라 배치하면서, 한 사람 한 사람을 우주의 중심으로 만든다. 이런 공상들은 주체로서의 '나', 대상으로서의 '나', 소유자로서의 '나'에 집중되는 단편적인 기억과 희망, 꿈, 계획 등을 재료로 해서 우리 자신에 대한 감각을 엮어낸다.
디폴트 모드는 우리 각자가 주연으로 출연하는 영화의 대본을 계속 고처 쓰면서, 특히 좋아하는 장면이나 속상한 장면들을 반복 재생한다. 디폴트 모드는 우리가 집중과 노력이 필요한 일을 하지 않고 긴장을 풀 때 작동된다. 즉 마음이 휴식할 때 꽃을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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