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더 적게 호흡하라 - 호흡의 기술 중
우리가 분당 5-6회 숨을 쉬든, 0.5초 간격으로 숨을 쉬든 그게 무슨 대수냐고? 분당 호흡수가 5.5회 정도 되면 정말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파비아 실험 연구진은 이렇게 썼다. "우리는 묵주기도가 부분적으로 진화했을 수도 있다고 믿는다. 묵주기도가 내재적인 심혈관계 리듬(마이어Mayer 리듬)과 동기화됨 으로써 행복감을 느꼈고, 이에 따라 아마도 종교적 메시지에 대한 감응도 높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다시 말해서 아베마리아 묵주기도를 비롯해 지난 수천 년 동안 발전해 온 수십 가지의 기도와 명상 등은 근거 없는 게 전혀 아니었다. 기도는 힐링이다. 특히 분당 5.5회 호흡으로 닝송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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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밍업을 할 때 날숨을 늘리기 시작하는 것, 그걸 해 보라는 거예요." 그가 말한다. 그가 미리 연습시켜 준 덕분에 어떻게 하는지는 잘 알고 있다. 처음에는 숨을 들이쉬는 데 약 3초, 내쉬는 데는 4초 정도가 걸리는게 바람직하다. 그 후 달리기를 계속하면서 들숨은 똑같이 짧게 쉬지만 날숨은 다섯, 여섯, 일곱 하고 세면서 점점 길게 내쉰다.
날숨이 더 느리고 길어진다는 것은 물론 이산화탄소 농도가 더 높아 진다는 것을 뜻한다. 이 보너스 이산화탄소로 더 높은 유산소 지구력을 얻을 수 있다. "VO2 최대치"라고 일컫는 최대 산소 소모량 수치는 심장의 건강 상태를 알아보는 가장 종은 척도다. 몸이 적게 숨 쉬도록 훈련시키면 실제로 VO2 최대치가 증가하는데. 이는 운동 활력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더 오래 건강하게 사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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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부테이코가 자기 자신과 천식 환자에게 적용한 호흡법의 극한 버전을 연습해 왔다. 편안하지 않고 심지어 안전하지도 않을 정도로 날숨을 아주 길게 늘이며 들숨 은 짧게 제한하는 연습이었다. 우리는 빨개진 얼굴로 땀을 홀리고 있다. 내 목에 정맥이 도드라진 것을 느낄 수있다. 딱히 숨이 찬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기분이 좋은 것도 아니다. 공기를 조금만 더 들이쉬어도 살짝 목이 졸리는 느낌이 든다. 이 운동의 요점은 불필요한 고통을 가하는 것이 아니다. 더 높은 농도의 이산화탄소로 몸을 편안하게 해서, 휴식할 때와 다음에 운동할 때 무의식적으로 호흡을 줄이기 위해서다. 그러면 더 많은 산소를 방출하고. 지구력을 늘리고, 몸의 모든 기능을 더 잘 뒷받침하게 될 것이다. 울손은 코로 공기를 조금만 들이쉬면서 "날숨을 더 많이 내쉬려고 노력하라"고 말한다. '매번 들이설 때마다 두 배로, 세 배로 길게 내쉬라고요. 그가 나를 꾸짓는다. 한순간 토할 것만 같다. 그거예요!" 그가 말한다. "더 느리게, 더 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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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문득 뮌가 엄습해 온다. 목털미의 강렬한 열기와 흐릿해진 시야. 나는 아직도 길게 숨을 내쉬며 조깅을 하고 있지만, 달리면서 동시에 따뜻하고 걸쪽한 액체 속으로 머리부터 곤두박질하는 느낌이 든다. 좀 더 열심히 달리고 좀 더 적게 숨을 쉬면서, 따끈한 시럽처럼 무지근한 열감이 손끝과 발가락, 팔, 다리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느낀다. 기분이 그만이다. 따뜻함이 얼굴을 지나 더 높이 올라가 내 두개골 마루뼈를 감싼다. 이게 바로 올손이 말한 좋은 두통일 것이다.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면서 헤모글로빈 속 산소가 굽주린 세포로 방출되고, 뇌와 몸의 혈관이 팽창해 신선한 혈액으로 채워지면서, 신경계에 둔한 통증 신호가 전달되는 것이다. 내가 막 모종의 실존적 클라이맥스에 다다를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순간, 작은 오솔길이 넓어진다. 철망 울타리 뒤에서 바스락거리며 권태로운 눈길을 던지는 물소가 나타난다. 10여 미터 떨어진 곳에 골든게이트 양글링&캐스팅 클럽이 있다. 내 차가 그 옆에 있고, 조깅은 마침내 끝났다.